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면서 이제는 에어컨을 켜지 않는 집이 많습니다. 여름 내내 고생한 에어컨도 잠시 쉬어야 할 시기인데요. 하지만 그냥 전원만 꺼두고 방치하면 내년 여름에 켰을 때 곰팡이 냄새가 나거나 바람이 약해지는 등 불쾌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겨울 동안 올바르게 관리해 두면, 다음 해 여름에도 쾌적하고 깨끗한 냉방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에어컨을 안전하게 휴식기에 두는 관리 요령을 단계별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사용을 마친 직후, 반드시 해야 할 ‘건조 운전’
여름철 내내 사용한 에어컨 내부에는 보이지 않는 습기와 먼지가 남아 있습니다. 이 습기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 쉽고, 이로 인해 냄새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생깁니다. 따라서 사용을 마치기 전 반드시 송풍 모드(또는 청정 모드)로 2~4시간 정도 운전해 내부 습기를 완전히 말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출시되는 에어컨에는 ‘자동건조 기능’이 탑재된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해당 기능이 있다면 작동시켜 내부 열교환기까지 완전히 건조되도록 설정하세요. 이렇게 한 번의 건조 과정만으로도 내년 여름 첫 가동 시 냄새가 나지 않고 쾌적한 바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필터 세척은 기본, 완전 건조는 필수
가장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이 바로 필터 청소입니다. 필터는 공기 중의 먼지와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역할을 하지만, 그만큼 오염이 심해지기 쉽습니다. 에어컨 전원을 완전히 끄고 플러그를 뽑은 후, 필터를 조심스럽게 분리합니다.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고 20~30분 정도 담가둔 뒤, 부드러운 솔이나 칫솔로 먼지를 제거합니다. 이후 흐르는 물로 깨끗하게 헹군 뒤 직사광선을 피하고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완전히 건조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습기가 남은 상태에서 필터를 끼우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하루 정도 충분히 말린 뒤 다시 장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터를 세척한 후에는 실내기 외부도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주세요. 시너나 아세톤 같은 용제를 사용하면 표면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물수건이나 약한 세제만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실내기 열교환기와 송풍구 청소
에어컨 내부의 열교환기(냉각 핀)에는 미세먼지가 쌓이기 쉽습니다. 손이 닿지 않는 깊은 부분이라 청소가 어려운데요, 이럴 때는 에어컨 전용 클리너를 이용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전용 스프레이를 열교환기 부분에 뿌려 두면 먼지와 세균을 녹여내고 악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송풍구 안쪽에도 먼지가 쌓여 냄새의 원인이 되므로, 부드러운 솔이나 면봉으로 틈새 먼지를 제거하세요. 청소 후에는 다시 송풍 모드로 잠시 운전해 내부가 완전히 건조되도록 해주면 더욱 완벽합니다.
4. 실외기 점검과 관리 방법
에어컨 관리에서 종종 간과되는 부분이 바로 실외기입니다. 실외기는 바깥 공기를 흡입해 열을 배출하는 장치로, 효율적인 냉방을 위해 항상 통풍이 원활해야 합니다. 겨울철에는 낙엽이나 먼지, 벌레 등이 쌓이기 쉬워 냉방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다음과 같이 관리하세요.
- 반드시 전원을 차단한 상태에서 청소합니다.
- 실외기 주변의 낙엽, 먼지,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 외부 격자와 팬 부분은 부드러운 솔이나 진공청소기로 청소합니다.
- 미지근한 물로 살짝 헹궈도 좋지만, 강한 물줄기를 직접 분사하지는 마세요.
겨울 동안 실외기를 보호하기 위해 덮개를 씌우는 분들도 있지만, 완전히 밀폐된 덮개는 내부에 습기를 가둘 수 있어 오히려 좋지 않습니다. 통풍이 가능한 전용 커버를 사용하거나, 바람을 막을 정도로만 부분적으로 덮어두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5. 장기간 보관 전 준비 체크리스트
에어컨을 몇 달 동안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라면 보관 전 몇 가지 준비를 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내부 건조 완료: 송풍 운전으로 내부 습기 제거
- 전원 차단: 플러그를 뽑고 차단기를 내려 대기전력 차단
- 리모컨 배터리 제거: 누액 방지를 위해 따로 보관
- 실외기 통풍 확인: 주변 장애물 제거 및 눈·비로부터 보호
- 덮개 사용 시 주의: 통풍 가능한 전용 커버만 사용
이 과정을 거치면 에어컨이 겨울 동안 곰팡이, 먼지, 전기 누전 등의 위험 없이 안전하게 보관됩니다.

6. 내년 여름 첫 사용 전 점검 포인트
겨울을 잘 보내고 여름이 다시 찾아왔을 때, 에어컨을 바로 켜기 전에 다음 사항들을 확인해 보세요.
- 필터가 제자리에 잘 끼워져 있는가
- 내부와 외부에 먼지나 이물질이 쌓이지 않았는가
- 실외기 주변이 막혀 있지 않은가
- 냄새나 이상한 소음이 발생하지는 않는가
- 리모컨 배터리를 새것으로 교체했는가
이 중 냄새나 소음이 발생한다면 내부에 남은 곰팡이나 먼지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간단한 청소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점검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7. 전문가 청소 서비스는 언제 받는 게 좋을까?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청소는 필터나 외부 관리 정도에 그칩니다. 열교환기 깊숙한 부분이나 배수 트레이, 냉매 라인 점검은 전문가의 영역입니다. 보통 1년에 한 번, 특히 여름이 오기 전 4~5월경에 전문 청소 서비스를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전문 업체는 고압 세척기와 친환경 세제를 이용해 내부 먼지와 세균을 제거하며, 냉매 압력과 배수 상태까지 점검해 줍니다. 정기적인 관리로 냉방 효율을 높이고 전기 요금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지역 기반으로 후기와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많기 때문에, ‘에어컨 청소 업체 + 지역명’으로 검색해 후기와 가격대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8. 마무리하며
에어컨은 여름에만 사용하는 가전제품이지만, 사실 진짜 관리는 여름이 끝난 직후부터 시작됩니다. 조금만 신경 써서 송풍 건조, 필터 세척, 실외기 청소를 해두면 내년 여름에 켰을 때 시원하고 깨끗한 공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겨울 동안 방치된 에어컨은 냄새, 곰팡이, 심하면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지금 1시간만 투자해 정리해 둔다면, 내년 여름엔 새것 같은 시원한 바람이 여러분을 맞이할 것입니다.
지금 바로 송풍 모드로 한 번 돌려 보시고, 필터를 꺼내 세척해 보세요. 작은 관리가 내년 여름의 쾌적함을 만들어 줍니다.